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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AFP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중국 물가 하락 소식을 아시아판 인터넷 톱기사로 다뤘습니다. 옆에는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수십년을 피해갈 수 있을까'라는 분석 영상도 같이 포함됐는데요. 중국의 디플레이션 위기,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렇게 중요하게 다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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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7% 하락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습니다. 물가가 1년 전보다 0.7% 떨어지며 13개월만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의 반댓말입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 신협후순위대출 하는 현상은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1000원하던 것이 1200원으로 올랐다가 1300원이 되면 디스인플레이션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20%에서 8.33%로 둔화됐으니까요. 아이스크림 값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떨어지면 디플레이션입니다.



중국의 소 집담보추가대출 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지난달 중국 CPI는 13개월만에 하락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물가가 낮아지면 소비자 입장에선 희소식이지만. 경제학계에서 디플레이션은 '최악의 현상'이라고 불립니다. 인플레이션은 통화 정책을 통해 해결해볼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은 정책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국민은행 담보대출금리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이 물건 사기를 꺼립니다. "내일 물건 값이 더 싸질 텐데 기다리자"라는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기업은 생산을 줄이고, 생산이 줄면 고용이 감소하고, 고용이 감소하면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져듭니다. '디플레이션의 늪'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mg새마을금고 인터넷뱅킹 그만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여 대응할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의 경우 기준금리를 최저선인 0%로 내려도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중앙은행이 시중 자금 공급을 확대해도 실물 부문에 돈이 풀리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것입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만성 디플레를 겪으며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한 일본이 대표 사례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낮은 채권금리, 약한 인플레이션,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은 중국이 30년 전 일본이 겪었던 대차대조표 불황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성장의 '세번째 엔진'마저 잃나
그렇다면 중국은 왜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위기에 처했을까요. 유럽아시아연구소의 장준화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제 성장에는 인프라 투자, 부동산, 수출이라는 세 가지 전통적인 엔진이 있었다"라며 "최근 몇년 간 이 엔진들 중 처음 두 개가 크게 정체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글로벌 싱크탱크 GIS에 따르면 인프라 투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4%, 부동산은 20%를 차지합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말부터 급격한 침체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정점을 찍은 뒤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2021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파산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이듬해 5월부터 중국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역자산 효과'를 일으키며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S&P글로벌레이팅스와 모건스탠리 등은 중국 부동산 침체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내놨습니다. 



중국 주택가격지수 추이. 중국 주택가격은 헝다그룹 파산사태가 일어난 다음해인 2022년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1월 중국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5.3% 하락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인프라 투자는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활황 시기 경쟁적으로 인프라 사업을 벌였고 지방정부융자법인(LGFV) 등을 통해 그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부동산 판매 수익으로 자금 조달 비용을 댈 수 있었지만 경기가 가라앉으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지방정부 부채는 40조7000억위안(약 8159조원), 숨겨진 부채(LGFV 부채)는 14조3000억위안으로 추산됩니다. 막대한 부채가 터져 중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5년간 10조위안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수출입니다. 아래 골드만삭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부터 중국 경제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는 중국 내수가 부진하자 기업들이 '저가 밀어내기 수출'에 나선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수출마저도 꺾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중국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5~5.9%에 못미쳤습니다. 지난해 12월 성장률이었던 10.7%에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재개되면서 중국이 수출 모멘텀을 잃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세전쟁 막후 협상을 벌일 때 최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에리카 타이 메이뱅크 인베스트먼트뱅킹 그룹 거시경제 책임자는 "미국의 대(對)중 20% 관세가 적용돼 대미 수출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심각한 시나리오'에서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1.1%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중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5% 성장이 트럼프발 무역 전쟁으로 무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디플레이션 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경제정책의 틀을 전환해야한다고 지적합니다. 시 주석은 부동산 경기 부양, 가계 현금 지원 등 '서구식 소비 중심 성장 정책'에 대한 뿌리 깊은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그간 배터리·반도체·태양광 발전 등 제조업에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앞으로는 양자컴퓨터·로봇·인공지능(AI) 등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10일 마감된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된 경기부양책도 "수요진작보다 공급확대와 국가능력 강화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성균중국연구소는 진단했습니다. 과연 이러한 수출 중심 경제는 중국을 디플레이션의 함정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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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