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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에 국민연금, 캐나나연기금(CPPI) 등 국내외 연기금에 손실을 안긴 MBK파트너스에 대한 평판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에선 당연히 사모펀드 운용사(GP)를 교체했을 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좁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사모펀드의 교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돈을 동양생명대환 맡기는 기관출자자(LP)들이 투자에 보다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약 3조2000억원의 자금을 중·후순위 펀드로 조달했다.
이 중 7000억원 규모의 우선주 펀드에는 국민연금 자금 약 6000억원이 투입됐다. 또 CPPI, 캐나다공무 비과세월복리 원연금(PSP Investments),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 해외 주요 LP들도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국내외 큰손들까지 참여했을 정도로 당시 MBK의 홈플러스 인수 규모는 기록적이었다. 금액이 7조원에 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상 최대 딜로도 기록됐던 만큼 기업 회생에 따른 투자 손실은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목돈만들기특히 홈플러스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업 기업이라는 점, 근로자와 점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도 MBK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는 중대하게 조명되고 있다.
투자, 경영 모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MBK에 대해 LP들이 조치를 취하고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인파산절차 우선 GP와 펀드의 업무, 재산 상황을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자본시장법 제249조의14 제 10항에 따르면 GP 업무가 현저하게 부적합하거나 업무 수행에 중대한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 LP는 GP 또는 GP가 출자한 펀드의 업무와 재산상황을 검사할 수 있다.
사적 계약 관계에 당국이 개입하기보다 LP를 통한 자율 동산담보 적 감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4일 홈플러스 사태에서 MBK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GP의 업무 수행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할 경우 LP가 거기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법이 있다"고 말했다. GP의 투자 실패나 도덕적 해이, 위법 행위 등에 대해 LP가 견제 역할을 해 자율적인 시장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연금 등 LP들은 MBK가 법정관리까지 신청한 것에 대해 정관이나 가이드 등을 위반한 것은 없는지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수 당시의 과정보단 인수 이후의 경영상 판단, 경영 활동과 관련한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다음 투자에선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번 투자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도 해야 하고 다음 투자도 있기 때문에 LP 입장에선 GP의 영업행위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문제 소지가 발견되면 다음 단계로는 계약에 따라 돈을 빼겠다고 하거나 다음부터 돈을 맡기지 않는 식으로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GP는 LP의 신임을 얻어 자본시장에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데 LP가 일방적으로 신뢰를 깨면 사적 계약도 이어질 수 없고, 큰 손 LP의 이탈은 GP의 평판 리스크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
또 극단적으로는 GP의 운영권 박탈, 즉 교체도 가능하다. LP들만 마음만 맞으면 법적으로 GP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새마을금고가 M캐피탈 인수 펀드의 GP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최원석 전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가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건 항소심에서 구속되면서 자격 박탈이 논의된 것이다. 다만 일부 LP가 GP 교체를 반대하면서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됐다.
모든 LP가 동의해야 하고 잡음이 이는 만큼 사실 쉽지 않은 일로 여겨졌지만 최근 성공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콘텐츠 기업 비전홀딩스의 GP를 오케스트라어드바이저코리아에서 ATU파트너스로 바꿨으며 금융사가 주축이 된 LP들이 사원총회를 거쳐 DCP PE를 해임하고 그래비티PE로 교체한 사례도 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해외에선 국내보다 GP 교체 사례가 빈번하다. 싸늘하게 얘기하면 해외에선 당연히 GP를 교체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내에서는 쉽지 않을 거다. MBK가 다른 투자에서는 수익을 내는 부분도 있고, 투자 실패 이유로만 GP를 바꾸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GP 교체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 정관 파기 행위 등이 있을 때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당장 당국이 개입할 여지도 낮게 점쳐진다. 2021년 신설된 자본시장법 제249조의14 제12항, 제13항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GP에 대한 검사·조치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권한은 배임, 불공정거래 등 법 위반에 한해 행사되고 있어서다.
금감원이 사모펀드를 들여다본 케이스를 보면 2023년 금융투자회사 임직원들의 비리, 사익편취를 검사하면서 기관전용 PEF들의 법 위반 행위도 다수 적발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에는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M&A 케이스가 GP 고유 업무로선 처음으로 금감원 검사망에 들었으나 이 역시 불공정거래 조사, 회계 이슈 때문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GP에 대해 현황은 계속 점검하고 있다. (PEF 쪽에서) 새로운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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