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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먹튀사이트 ♗ 릴게임 신천지 ♗┙ 48.rgu145.top ⊆새벽 5시에 출발해 피니시 라인에 7시 8분 도착한 기자의 완주 모습. /사진=괌정부관관청
◇1~5km : 시작부터 오르막…'고난의 행군' 시작
출발 5분 전, 취재 사진을 위해 잠시 출발선 앞에 섰다가 본의 아니게 선두 주자 대열에 묶이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평소대로라면 중간 대열에 서서 사방의 눈치를 보며 달리는 게 내 마라톤의 정석인데 이날(13일 오전 5시) 출발선에 작년 여성 우승자 2명과 나란히 대열에 서는 것 자체가 가시방석처럼 느껴졌다.
이미 주사위는 내던져진 상황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뛰어야 했다. 어두컴컴한 새벽의 불안한 기운을 머금고 앞만 보고 팔과 다리를 휘저어야 기업은행 대출조건 했다.
하지만 몇 발 내딛기도 전에, '아차'하는 위험 신호가 내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처음부터 오르막이었기 때문. 여러 마라톤 코스를 뛰면서 시작부터 오르막길에 오르는 일은 난생처음이었다. "괌, 괌 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왜 아무도 이런 얘기는 해주지 않은 거지?" 같은 불만과 의구심의 감정을 삭이지 못한 채, 거의 한국자산관리공사 채용 1km를 가쁜 호흡을 몰아쉬며 달렸다.
그나마 선두 대열 주자들의 빠른 속도 때문에 뒤에 처질까 악과 깡으로 버텨 초반 레이스를 순조롭게 이어갔다. 2km 정도 지나니, 나보다 뒤에 선 대열에서 한꺼번에 추월하기 시작했다. 거의 5km까지 남녀 참가자 총 430명 중 50명의 주자들이 나를 '가볍게' 제쳤다.
◇5~10 연체자작업대출 km : 어두운 밤, 희미한 정보…달과 별, 비가 주는 '위로의 순간'
13일 새벽 5시 조금 넘긴 시간, 평지 구간에서 왼쪽엔 달, 오른쪽엔 별이 각각 떠올라 러너들의 어둠을 해결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괌=김고금평 기자
투싼ix국내에선 일정 거리를 지나면 도로에 '몇 km'를 알려줬는데, 여기선 길만으로는 얼마나 달렸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거리를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스마트워치' 뿐이었다. 1km를 지났을 때, 내 워치 앱은 4분 30초라고 음성으로 알려줬다. 나는 너무 놀랐다. 아무리 빨라도 5분 10초대가 최고 기록이었던 내가 여기서 4분대 중반으로 달렸다는 나의 반석이신 사실 자체가 '충격'이고 '기적'으로 느껴졌다.
이후 5km까지 달리는 동안, 4분대 페이스는 적어도 앱으로는 흔들리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었다. "나는 정말 잘하고 있구나" 그렇게 위로하며 비 오듯 내리는 땀방울을 어느새 훈장처럼 여기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연신 내뱉었다.
3km를 지나는 어느 평지에서 나는 놀라운 광경과 마주했다. 무심코 쳐다본 하늘에서 '좌 달, 우 별'이 동시에 떠 있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다. 달은 보름달처럼 그 본연의 질감을 그대로 간직한 채 우리에게 어둠이 한창인 도로에 한 줄기 빛을 선사했고, 별은 작았지만 인생의 향방에서 머뭇거리는 우리에게 적절한 나침반 역할에 충실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광경이 하도 신기해 핸드폰을 꺼내 흔들리는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담았다.
5km 지점을 지나니, 힘들었다. 초반에 힘을 쏟은 탓도 있었고, 이곳의 후텁지근한 날씨 탓도 있었다. 2시간밖에 자지 못한 수면의 낮은 질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때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는 생명의 동아줄 같았다. 그렇게 한 10분 동안 맞고 나니, 멈췄다. 그리고 7km 지점을 통과할 때 다시 비가 내렸는데, 아까 내린 비보다 더 거세고 양도 많았다. 비를 맞는 건 상쾌한 불편이었다. 체력은 회복됐으나 비에 젖은 안경 덕분에 시야가 가려졌다.
◇10~15km : 호수 같은 바다 절경 펼쳐지면서 '러너스 하이'
괌마라톤에 참가해 2시간 8분 8초로 전체 430명 중 95위에 오른 김고금평 기자.
다시 10여 명이 나를 추월하는 순간, 스마트워치에서는 10km를 알렸다. 하지만 반환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4km를 더 달린 후에야 반환점이 나타났다. 스마트 워치와 실제 거리 상의 차이가 심각하다는 걸 알았지만, 달리는 것 외에는 따로 할 일이 없었다.
반환점을 돌자, 시계는 오전 6시를 가리켰다. 그제야 숨어있던 모든 풍경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왼쪽에 광활하게 펼쳐진 수평선이었다. 바다라기보다 거대한 호수처럼 하나의 일렁임도 없이 고요하게 제 숨을 쉬는 은은한 풍경이 한동안 시선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해가 뜨기 전 바다라는 윤곽만 드러낸 채 러너들의 역동적 호흡에 균형을 맞추듯 절대 정적을 선사하는 평온이 나머지 레이스를 견딜 자양분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투몬비치 길이가 2km를 넘다 보니, 평원처럼 넓은 풍경이 가슴을 트이게 만드는 효과까지 제공해 금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레이서의 도취감)를 느낄 수 있게 했다. 12~16km 구간이 가장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장 고통 없는 기쁨을 맛보는 '최애의 순간'이었다.
16km 구간에 접어들자, 응원에 나선 현지 주민들이 "5km 남았다"고 알려줬다. 그 소식에 화답하듯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던 나는 마지막 3km 구간 앞에서 가슴이 내려앉았다. 끝을 모르는 오르막이 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15~21km : "죽어도 걷지는 말자" 완주라는 작은 자부심의 승리
1년 6개월간 매달 한 번씩 하프마라톤을 하면서도 발가락 상처 한 번 입지 않았지만, 괌 하프마라톤에서는 3km정도 이어지는 오르막길 경사 덕에 오른쪽 발가락 2곳에서 피멍을 얻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고작 몇백m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길은 달랐다. 그래도 최소한 '걷지는 말자'는 다짐으로 처음엔 하늘을 보다가, 다시 땅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때론 눈을 감아보기도 하고, 마지막엔 앞 주자 등만 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그렇게 달렸더니, 나를 일찌감치 따돌렸던 영국, 괌, 미국 선수들이 내 옆에서 걷고 있는 모습을 목도했다. 마른 몸을 무기 삼아 오르막길에서 주로 추월에 성공했던 국내 대회 경험으로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달렸지만, 이 긴 마지막 여정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잘 뛰는 사람은 체형과 근육질에 상관없이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추월을 허락하지 않았고, 몇 명을 제외하곤 나름의 방식으로 '달리기'를 고수했다. 오히려 '달리기를 그나마 유지하던' 내가 가장 가파른 오르막에서 추월당할 위기에 놓였다.
60대 중반의 마른 체형들은 어떤 괴력의 추진력을 보유했는지, 쉽게 앞 주자들을 제쳤다. 나는 이제 추월은 포기하고 달린다는 행위 하나만은 지키자는 일념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마지막 50m를 남겨뒀을 때, 갑자기 미국 흑인 주자가 쏜살같이 내 옆에서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 나도 이 기세에 눌리지 않기 위해 전력으로 달렸으나, 결국 마지막 10m에서 추월당하고 말았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을 때 우리는 모두 고난의 승리자가 되었다. 어두컴컴한 새벽길, 별빛과 달빛에만 의지하며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길을, 비를 맞으며 시야와 거리를 잊은 채 가끔 보이던 평온의 바다를 위안 삼으며 묵묵히 혼자 뛰고 마지막 긴 오르막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혼신의 힘으로 극복한 내 자신과 모든 러너들은 그렇게 승리의 순간을 만끽했다.
나의 기록은 2시간 8분 8초로 430명 중 95등이었다. 국내에서 1시간 58분보다 10분 늦었지만, 여러 사정과 상황을 감안하면 더없이 훌륭한 기록이고 의미 있는 훈장이었다. 긴 오르막길 덕분에 오른쪽 발가락 피멍도 처음 얻었다.
대회를 마치니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피니셔'(Finisher)라고 등에 새겨진 마라톤 상의를 이날 종일 입고 괌 시내를 활보했다. "나는 하프마라톤 완주자입니다." 작은 자부심은 때론 인생의 큰 줄기의 시작일 수 있다는 믿음을 계속 되뇌며.
-------③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괌=김고금평 에디터 danny@mt.co.kr
◇1~5km : 시작부터 오르막…'고난의 행군' 시작
출발 5분 전, 취재 사진을 위해 잠시 출발선 앞에 섰다가 본의 아니게 선두 주자 대열에 묶이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평소대로라면 중간 대열에 서서 사방의 눈치를 보며 달리는 게 내 마라톤의 정석인데 이날(13일 오전 5시) 출발선에 작년 여성 우승자 2명과 나란히 대열에 서는 것 자체가 가시방석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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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연체자작업대출 km : 어두운 밤, 희미한 정보…달과 별, 비가 주는 '위로의 순간'
13일 새벽 5시 조금 넘긴 시간, 평지 구간에서 왼쪽엔 달, 오른쪽엔 별이 각각 떠올라 러너들의 어둠을 해결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괌=김고금평 기자
투싼ix국내에선 일정 거리를 지나면 도로에 '몇 km'를 알려줬는데, 여기선 길만으로는 얼마나 달렸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거리를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스마트워치' 뿐이었다. 1km를 지났을 때, 내 워치 앱은 4분 30초라고 음성으로 알려줬다. 나는 너무 놀랐다. 아무리 빨라도 5분 10초대가 최고 기록이었던 내가 여기서 4분대 중반으로 달렸다는 나의 반석이신 사실 자체가 '충격'이고 '기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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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m 지점을 지나니, 힘들었다. 초반에 힘을 쏟은 탓도 있었고, 이곳의 후텁지근한 날씨 탓도 있었다. 2시간밖에 자지 못한 수면의 낮은 질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때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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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km : 호수 같은 바다 절경 펼쳐지면서 '러너스 하이'
괌마라톤에 참가해 2시간 8분 8초로 전체 430명 중 95위에 오른 김고금평 기자.
다시 10여 명이 나를 추월하는 순간, 스마트워치에서는 10km를 알렸다. 하지만 반환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4km를 더 달린 후에야 반환점이 나타났다. 스마트 워치와 실제 거리 상의 차이가 심각하다는 걸 알았지만, 달리는 것 외에는 따로 할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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