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가 구조한 불법 번식장 강아지들(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과거 비글 실험견 학대 논란을 빚은 서울대학교(이사장 최창원)가 이번엔 반려동물 분양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나 윤리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수의계에 따르면 서울대 사업지주회사인 SNU홀딩스(이사장 권오현)는 지난해 7월 약 3억 원을 출자해 주식회사 스누펫을 설립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외부 자금도 50억 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누펫(SNU펫, 대표 이종수)은 반려동물 검진센터 및 동물병원 경영컨설팅뿐 아니라 동물병원업, 진단 및 수의 서비스업, 사료·의약품·의료기기환경관련주
제조, 펫카페 운영업, 부동산 임대 및 전대업까지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설립 목적에 반려동물 분양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번식장 동물, 환경 열악해…신종펫숍도 사회문제"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품종견의 상당수는 번식장, 일명 '전북은행 주식
강아지 공장'에서 경매를 통해 분양된다.
문제는 많은 번식장이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환경이 학대에 가까울 정도로 열악하다는데 있다.
모견은 편히 누울 수 없는 뜬장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새끼만 낳다 버려지기도 한다. 번식업자가 수의사법상 금지된 자가진료를 하면서 살아있는 모견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 등증권고수
잔혹한 행위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런 곳에서 태어난 자견은 유전적 질병을 안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품종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정 분양이나 전문 브리더로부터 새끼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국내에 많지 않다는 것이 동물단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보호소를 가장한 신종 펫숍이 현대아이티 주식
등장해 경매장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 반려동물을 헐값에 처분하거나 파양동물을 위탁받아 재판매하는 등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누펫의 설립 목적에 반려동물 분양업이 포함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스누펫이 운영을 지원하는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SNU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설립을 오리지널 바다이야기
두고 수의사들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케어센터 대표인 성제경 서울대 교수는 수의사들 사이에서 센터 설립이 논란이 되자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통해 생애 전주기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라며 "검진만 하고 일체의 치료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번식장 자견 분양 후 동물병원 치료 수익 부적절"
하지만 스누펫의 설립 목적에 반려동물 분양업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생애 전주기 데이터 수집'이 결국 서울대가 품종 강아지와 고양이를 검진하는 펫숍동물병원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비영리와 공익성을 내세운 케어센터가 영리를 추구하는 스누펫에 검진 데이터를 넘겨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는 행위도 '결국은 영리 목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회장을 지낸 성 교수가 반려동물병원의 임상 상황을 잘 모르고 센터 설립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칫 비임상·임상시험수탁기관(CRO) 노터스 전 대표인 김도형 온힐 대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 대표 또한 온힐펫을 통해 '생애 전주기 데이터 구축'을 목표로 분양업을 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교육기관인 서울대의 자회사에서 반려동물 분양업을 하는 것은 '동물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시대에 역행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국내 생산업 영업구조는 동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문제가 많다"며 "특히 건강하지 못한 자견을 분양하게 한 뒤 동물병원에서 검진하고 치료하면서 수익을 얻겠다는 발상은 굉장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의계에서도 국내 반려동물 생산업 영업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업은 지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투자자가 베일에 싸인 스누펫의 외부 투자금도 분양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수의사는 최근 서울시수의사회와 광진구분회 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선배 수의사들이 새끼 강아지 분양을 많이 했다"며 "건강한 강아지를 수의사가 검진해 분양한다는 것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장사하는 것과 똑같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동물들마다 체질이나 유전적 요인, 생활환경이 다 달라서 생애 전주기 데이터가 큰 의미가 없다"며 "기존 동물병원들과 연계해서 질병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는데 서울대가 50억 원 자본을 받아 굳이 건강검진센터를 따로 만들려는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되자 스누펫 관계자는 "반려동물 분양은 하지 않겠다"며 시정 약속했다고 성 교수가 전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한편, 대한수의사회는 서울대가 광진구에 설립을 추진 중인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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