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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송아언 작성일25-05-09 20:15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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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게임 사이트 ≠ 야마토2게임동영상 ≠㎜ 46.rmk359.top ╇라일레이 이글 월eagle wall에서 난이도 6a+ 루트를 등반하는 윤경 선배와 수지 선배.


'줄 하나에 목숨을 맡긴다고? 암벽등반은 다 미친 짓이야!'라고, 1년 전에는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태국 끄라비로 12일간의 암벽등반 여행을 떠난다.
나는 선등을 하고 싶었다. 선등은 내가 직접 가파른 벽의 확보물에 로프를 걸면서 올라가는 것이고, 후등은 선등자가 이미 걸어놓은 줄에 매달려 안전하게 올라가는 것이다. 두려움에 떨던 새내기였지만, 1년 사이 나는 바뀌었다.
산악부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워킹산행만 하고 등반은 무서워 피했다. 등반을 시작한 지는 고작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선등도 이제 막 시정원엔시스 주식
작해 등반을 목적으로 한 해외여행을 가기에는 부끄러운 실력이다. 하지만 성장하기 위해서는 왕창 깨져보기도 하고, 어려움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오낭 노스월 첫 등반 후 옹기종기 모여 소감을 나누는 동아대산악회 재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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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이유는 그냥 딱딱한 등반장비와 흙 묻은 더러운 로프 배낭이 멋있게 보여서다. 사회는 온통 금전적인 결과, 보이는 결과만 중시한다. 그런 시대의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산악부는 가고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나만 아는 산과의 개인적인 경험, 세상 사람들과 동떨어진 곳에 있는 듯한 산악부, 그들 사이에 나도 있고 싶었다.매경증권센터
등반도 이제 막 재밌어졌기에,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겨울방학을 맞은 우리는 각자 집에서 지구력, 클라이밍 훈련을 하며 단련했다. 종종 영하의 날씨가 아닌 날 모여 자연 바위 등반을 하며 합을 맞췄다. 태국 등반여행 총 11박 12일 중 쉬는 날을 제외하고 3일은 아오낭, 3일은 톤사이, 나머지 3일은 라일레이에서 등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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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자의 추락에 대비해 확보에 집중하는 윤경 선배.


빨간 립스틱 지워낸 아오낭 노스월
처음 벽을 탄 수지 선배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분명 첫날이라 기분도 낼 겸, 빨간 립스틱을 발랐던 선신세계I&C 주식
배는 등반하는 동안 입술을 얼마나 깨물었는지, 첫 등반에 립스틱이 싹 지워져 있었다. 윤경 선배와 나는 그걸 보고 한참 웃었다. 우리 미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말이다.
아오낭 노스월에서 '라이프 오브 라이프Life Of Life'라는 벽에 붙었다. 수지 선배가 처음 탄 루트는 HODL(6b/5.10d)였다. 한국에서는 난이도 구분을 주로 미국 요세미티 방식으로 5.9 5.10(a.b.c), 5.11c 이런 식으로 표기하지만, 태국에서는 프랑스 방식의 난이도 표기였다. 즉 6a, 7c+, 7(a.b.c) 이런 식으로 난이도를 표기해 처음에는 상당히 어색했다. 인터넷에 찾아보아도 프랑스 난이도를 요세미티 난이도로 바꿨을 때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었다. 무턱대고 첫 목표를 6b(5.10d)로 잡았다. 알았더라면 목표를 6a+(5.10c)로 낮췄을 것이다.



아오낭 6b루트 오르는 필자.


산악부 동기인 진욱 형과 나는 종일 이 루트에만 5번 붙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우리는 분명 5번째 퀵드로까지는 로프를 걸고 올라갈 수 있었지만, 크럭스가 문제였다. 하나의 등반 루트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을 크럭스라고 부른다. 크럭스를 넘어가지 못하고 버둥대고 있었다. 사실상 크럭스의 존재가 루트의 레벨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만 넘으면 위쪽은 오를 만해 보였다. "아! 제발! 아! 아! 제발"을 내뱉으며 간절하게 크럭스를 통과하고 싶어 버둥거렸다. 툭 튀어나온 큰 돌을 양팔을 뻗어 안았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동작이 있는데, 추락하면 양 옆의 돌에 몸이 부딪힐 것 같았다. 대담하지 못했다. 추락이란 말이 무서워 보이지만,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촘촘히 걸어놓은 이전 확보 지점에 의지한 상태에서 떨어지는 것이라 크게 다칠 일은 없다.



멀티피치 6b루트를 선등으로 오르는 현범 선배.


'다음에 성공하지' 따윈 없어, 톤사이
3일간 도전했고, 마지막 날 진욱 형은 성공했다. 나는 성공하지 못했다. 톱로핑으로는 올라갔다. 진욱 형이 걸어놓은 줄을 따라 한 번도 텐션을 받지 않고 크럭스를 넘어섰다. 역시 심리적인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오낭에서는 패배였다. 실패했을지라도 과정 속에서 안간힘을 쓰고 열심히 했다는 자체가 소중하다.
2일차와 3일차 중간중간 다른 루트에 많이 붙어 온사이트(처음 보는 루트를 한 번 만에 올라가는 것)로 완등했다. 선등의 두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불려나갔다.
아오낭 마지막 날 함께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통적으로 한 말은 분명 첫날 왔을 땐 주변에 뛰어난 실력의 외국인들이 많고, 추락이 두려워 위축된 모습을 보였는데 2일차, 3일차가 될수록 온전히 벽과 나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모두들 자신 있게 벽에 붙어 등반을 재미있게 즐겼다.



라일레이 원투쓰리월(6b) 루트 파인딩 중인 동아대산악회원들.


"형, 나 추락 먹을 거니까 잘 잡아줘야 해!"
이번 등반 내내 진욱 형에게 빌레이(추락해도 다치지 않도록 로프를 잡아 제동하는 것)를 많이 봐달라고 했다. 동기였고 나에게 빌레이를 맡겨준 첫 사람이라 그런지 형이 나를 믿어준 만큼 나도 형에 대한 믿음이 강해 그가 빌레이 봐줄 때 가장 마음이 편했다. 이곳에 있는 동안 등반 실력이 향상된 건 진욱 형의 존재가 컸다.
가이드북 뒤편에 레벨 정리표가 있는 것을 이제서야 본 우리는 각자의 등반 능력에 맞는 것을 올랐다. 톤사이의 시그니처 루트인 '라이언 킹lion king(6c+)'을 오르겠다고 다짐한 창엽, 윤경 선배, 창민이 있었고, '쉴링얼 모리츠Schlingel Moritz(6a+)'를 타는 수지·현범 선배, 진욱, 내가 있었다.
선배들은 "흡" 소리와 함께 크럭스를 단숨에 넘고 내려와선 난이도가 더 높은 루트를 타러 갔다. 나와 진욱 형은 아오낭의 악몽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이고!"하는 신음만 남발했다. 선배들은 우리가 안타까웠는지 "얘들아 할 수 있어 그렇지! 발 올려 발 올려!" 호통 같은 응원을 했다. 결국 아오낭의 반복이었다. 진욱 형은 도전 끝에 올라갔고, 나는 실패했다. 오후에 간 '파이어 월fire wall'에서도 6a+ 루트를 도전했으나 또 크럭스에서 헤매기만 했다.



등반을 마치고 퀵드로(로프를 연결해 추락에 대비하는 카라비너)를 회수하는 진욱.


이날 밤 아쉽고 분해서 얼굴이 계속 달아올랐다. 크럭스 구간에만 진입하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고, 다리가 후덜덜 떨렸다. 여러모로 기술과 힘, 정신력이 부족하다다고 느꼈다. 이제 바윗길은 다 알았으니 다시 가면 쫄지 않고 발 하나 더 올리겠다고 다짐하며 잠들었다.
한국이었다면 '다음에 와서 성공하지 뭐'하면 되지만, 여긴 그럴 수 없었다. 추락이 무섭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분명 한국에 돌아가서 "아! 그때 손 한 번 더 뻗고, 발도 올릴 걸" 후회할 게 뻔했다.
다음날, 진욱 형에게 빌레이를 봐달라고 하고선, "형 믿어"라고 외쳤다. 나의 추락을 잘 잡아줄 형을 믿고, 다시 도전했다. 한 번 만에 '쉴링얼 모리츠(6a+)'를 성공했다. 크럭스를 넘어 발을 올리고 다음 돌이 "턱"하고 잡힐 때의 짜릿함은 잊을 수 없다. '파이어 월'의 6a+루트는 완등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치도록 도전했기에 실패한 것에 후회는 없다.
톤사이 벽에는 'Fear is the mind killer두려움이 마음을 죽인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추락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던 루트를 번번이 실패한 것은 내 안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후회 남기면 안 돼'라고 다짐했다. 나는 아쉬움과 후회라는 감정을 따로 생각한다. 후회는 나를 끝까지 괴롭히는 감정으로 어떤 상황에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따라온다. 반면 아쉬움은 내가 열심히 했을 때, 오히려 너무 즐겁고 열정적일 때 느껴진다.



아오낭 사이버 펑크(7a) 루트를 오르는 현범 선배. 추락 없이 올라 완등했다.


라일레이, 아쉬울 순 있어도 후회는 없다
현범, 수지 선배와 나는 멀티피치도 해봐야겠지 않냐며 배 타고 톤사이로 넘어가 '휴머널리티humanality'로 향했다. 선등은 현범 선배, 다음은 수지 선배, 마지막은 하강 자일을 메고 올라갈 나, 이렇게 출발했다. 루트 난이도는 6a+, 6a+, 6b, 6b+, 6b 5피치다. 4~5피치로 가면 난이도가 높아져서 내 레벨을 생각해 3피치까지 하고 하강하기로 했다.
1피치는 무난하게 잘 올라갔다. 그러나 전날 밤부터 아침까지 계속해서 루트를 파악했음에도 실수가 있었다. 1피치에서 2피치로 올라갈 때 왼쪽으로 가면 7c급 루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6a+로 우리의 목표인 3피치로 올라가는 길 확보점이 있었다.
바윗길이 갈라진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린 현범 선배는 6a+코스로 올라가다 왼쪽으로 틀어 확보점이 보이니 확보를 했다. 수지 선배도 막 출발할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장이 뻥 뚫린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구경하던 외국 클라이머들이 우리가 절대 7c급을 탈 사람들은 아닌데 생뚱맞은 곳에 확보를 한 걸 보곤, 급하게 책을 펴서 루트를 확인하더니 머리 위로 크게 X를 표시하며 "No~! There there!(거기 아니야, 저기 저기!)"라며 소리를 질렀다. 오른쪽에 2피치 확보점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들 덕분에 다행히 우리의 목적지로 방향을 바꿨다.



이른 아침 일출을 보며 등반지로 향한다. 시간이 아까웠기에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등반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마지막 3피치 6b 구간을 올라갈 때는 다리 벌려 양발로 돌을 지지하며 올라가는 침니(굴뚝처럼 세로로 벌어진 바위틈) 자세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익숙하지 않았다. 동작을 취할수록 밸런스가 깨졌다. 결국 침니는 오르지 못하고 이상한 자세로 선배가 끌어올려주는 줄에 매달려 올라갔다. 톤사이에서 비장하게 '두려워 않겠다'고 다짐해 놓고, 그 다짐은 어디 갔는지. 마음만은 멋진 클라이머인데, 내 몸을 자유롭게 다루기엔 아직 부족했다.
사실 나는 고도를 높여야 하는 멀티피치를 많이 무서워한다. 난이도가 높아 가기를 꺼렸는데 선배들이 '엘리베이터(위에서 줄을 당겨 올려주기)' 해주겠다고 해서 그것만 믿고 갔다. 6b에서 엉거주춤 끌려 올라가며, 속으로 선배들을 원망했다. 덧붙여 여길 올라간 선배들이 존경스러웠다. 다 올라와서 숨을 돌리니, 비로소 주변 풍경이 보였다. 끄라비의 거대한 암벽과 둘러싼 푸른 바다. 원망스러웠던 마음이 싹 풀렸다.
마지막 날, 오전 7시. "으아아아악!" 수지 선배와 나는 아침에 일어나 작은 비명을 질렀다. 계속된 등반에 근육이 아팠고, 무척 피곤했다. 몸은 침대에 누워 있고 싶어 했고, 머리는 바위 홀드를 더듬거리고 있었다.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니 "가자!"라는 선배의 말에 일어났다.
비행기를 타는 날 아침 숙소 옆 '다이아몬드 동굴Diamond cave'로 향했다. 항상 그늘진 아오낭과 달리 톤사이와 라일레이는 직사광선이 드는 시간을 피해서 등반해야 했다. 사실 '다이아몬드 동굴'은 오후 등반지였다. 하지만 햇빛은 우리를 막지 못한다. 시간이 촉박했던 선배와 나는 내리쬐는 햇빛을 온몸으로 맞으며 '모스키토 코일mosquito coil(6a+)'을 등반했다. 선배는 15분 만에 등반을 완료했고, 나는 크럭스 부분에서 45분간 매달려 살갗을 태웠다. 그래도 완등했다. 루트 2개씩은 타보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늦게 완등하는 바람에 루트 하나밖에 타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침대가 아니라 벽에 와있다는 사실 자체가 만족스러웠다.



멀티피치 등반을 마치고 톤사이 해변에 선 동아대산악회원들.


끄라비 암벽등반 가이드북이 있지만 책과 실제 정보가 다를 때가 있었다. 때문에 주변 외국인에게 "이 길 이거 맞아요?", "실제 레벨이 책에 나온 그대로인가요?", "퀵드로는 몇 개 필요한가요?" 등등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다. 한 번은 우리가 오를 수 없었던 난이도의 바윗길에 대신 올라가 장비를 회수해 준 외국인도 있었다. 우리가 가진 거라곤 꼬깃꼬깃 챙겨온 단백질 바뿐이라 그걸 쥐어드리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많은 곳을 다니진 못했지만 얕게나마 세상을 조금씩 느낄수록 나는 안다. 앞으로 느낄 흐린 감정들은 이 광활한 세상 아래 별거 아니란 것을. 큰 배낭을 메고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는 언제나 나에게 일어날 힘을 줄 것을. 좌절하기엔 세상의 재미난 것들이 나를 기다리며, 그러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라는 것을!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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